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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아이디어 회고록] - 폐루프 시스템실행 구조 비평 2026. 6. 25. 13:00
사고가 난 뒤에 오는 안전
300을 모으고, 29를 막는 구조를 생각하다 보니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돌아왔다.
도대체 지금 건설현장의 안전관리는 어떻게 돌아가고 있길래, 같은 사고가 계속 반복되는 걸까.
추락은 예전부터 위험했다.
끼임도 예전부터 위험했다.
굴착기 주변도 위험했고, 크레인 밑도 위험했고, 개구부도 위험했고, 비계도 위험했다.
새로운 사고가 아니었다.
처음 보는 위험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사고는 계속 났다.
이상했다.
안전모도 좋아졌다.
안전대도 좋아졌다.
장비도 좋아졌다.
CCTV도 있고, 스마트 안전장비도 생겼고, 센서도 생겼고, 출입관리 시스템도 생겼다.
겉으로 보면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그런데 사고는 여전히 난다.
그럼 문제는 장비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었다.
안전장비는 스마트해졌는데, 안전관리 체계는 아직 옛날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닐까.
나는 그쪽을 보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노동청이 수시로 현장에 나왔다.
언제 나올지 몰랐다.
그래서 현장은 긴장했다.
물론 그때도 완벽하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언제든 점검이 나올 수 있다”는 압박은 있었다.
현장소장도 알고 있었고, 안전관리자도 알고 있었고, 협력업체도 알고 있었다.
노동청이 나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현장은 어느 정도 준비를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수시 점검보다 사고가 난 뒤에 들어오는 사후관리가 강해진 느낌이었다.
사고가 나면 온다.
다친 사람이 나오면 온다.
사망사고가 나면 온다.
그리고 그때부터 확인한다.
교육했는지.
TBM 했는지.
위험성평가 했는지.
작업계획서 있었는지.
안전조치 했는지.
서류가 있는지.
물론 사고가 난 뒤 조사도 필요하다.
책임도 따져야 한다.
하지만 그건 이미 늦은 안전이다.
사람이 다친 뒤에 서류를 찾는 것은 사고 예방이 아니다.
그건 책임 정리에 가깝다.
나는 이 부분이 계속 걸렸다.
사고가 나기 전에 봐야 하는데, 사고가 난 뒤에 본다.
위험이 남아 있을 때 개입해야 하는데, 위험이 사고로 바뀐 뒤에 개입한다.
그 사이 현장은 그냥 돌아간다.
대구만 봐도 그렇다.
현장은 많다.
2019년부터 2023년 사이에 대구에도 건설현장이 타워크레인이 100개가 넘었을 것이다.
그런데 각 구마다 노동청 산재예방과 감독 인원은 몇 명이나 될까.
대략 4명에서 6명 정도다.
그 인원으로 모든 현장을 계속 볼 수 없다.
현장은 계속 생기고, 공정은 계속 바뀌고, 장비는 매일 들어오고, 위험은 매일 바뀐다.
감독관 몇 명이 그걸 다 볼 수는 없다.
그래서 감시 인력을 늘리려고 했다.
계약직 감시단도 만들었다.
사후관리만으로 부족하니 중간중간 현장을 보게 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그런데 현장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안다.
건설현장은 외부인이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입구에서 막힌다.
“어디서 오셨어요?”
“누구 만나러 오셨어요?”
“출입 승인 받으셨어요?”
노동청의 대리인처럼 왔다고 해도 현장 입구에서 막히는 경우가 생긴다.
현장은 기본적으로 외부인 출입을 막는다.
안전 문제도 있고, 책임 문제도 있고, 회사 내부 관리 문제도 있다.
그런 구조에서 감시단이 현장을 계속 들여다보는 건 쉽지 않다.
그런데도 그 방식으로 밀어붙이면 이상한 결과가 나온다.
겉으로는 감시를 늘린 것 같지만, 실제 현장 안으로 깊게 들어가지 못한다.
현장은 여전히 자기 방식대로 돌아간다.
사고가 나면 그때 들어온다.
결국 다시 사후관리다.
나는 여기서 큰 실수가 있었다고 봤다.
안전장비는 점점 스마트해졌는데, 안전관리의 흐름은 여전히 오픈루프에 가까웠다.
전기나 제어 쪽에서 말하는 오픈루프는 피드백이 없는 구조다.
입력을 넣고, 결과가 나오면 끝난다.
중간에 결과를 다시 받아서 조정하지 않는다.
건설현장의 안전도 비슷해 보였다.
교육을 한다.
TBM을 한다.
위험성평가를 한다.
점검을 한다.
서류를 만든다.
그리고 사고가 나면 그제야 결과를 본다.
잘했는지 못했는지 그때 따진다.
이건 사고가 난 뒤 잘잘못을 가리기 위한 외부 개입에 가깝다.
물론 필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사고 예방에는 부족하다.
사고를 막으려면 중간에 피드백이 돌아야 한다.
위험이 발견됐을 때 바로 기록되고, 관리자가 확인하고, 조치하고, 조치가 되었는지 다시 확인하고, 그 결과가 다음 작업에 반영되어야 한다.
그게 폐루프다.
나는 건설현장 안전관리에도 폐루프가 필요하다고 봤다.
현장 안에서 위험이 한 번 더 돌아야 했다.
근로자가 위험을 본다.
사진으로 남긴다.
관리자에게 전달된다.
관리자가 확인한다.
조치한다.
조치 완료 사진을 남긴다.
그 내용이 다시 TBM과 다음 작업에 반영된다.
여기서 끝나야 한다.
위험은 보고로 끝나면 안 된다.
조치로 끝나야 한다.
그런데 조치가 안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여기서 순차적 알림이 필요했다.
담당 관리자가 조치하지 않으면 소장에게 올라간다.
소장도 조치하지 않으면 발주처나 외부기관으로 올라간다.
그래도 조치되지 않으면 노동청이 볼 수 있어야 한다.
이게 내가 생각한 감시의 방식이었다.
예전처럼 노동청이 무작정 현장을 돌면서 “오늘은 어디를 볼까” 하는 방식은 인력상 한계가 있다.
현장은 너무 많고, 감독 인력은 너무 적다.
그러면 모든 현장을 다 보는 방식이 아니라, 조치되지 않은 위험이 남아 있는 현장을 봐야 한다.
AI가 10대 사망사고 기반 위험을 띄웠다.
관리자가 조치 전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조치 후 사진이 없다.
그 위험이 아직 남아 있다.
그럼 그 현장은 봐야 한다.
모든 현장을 보는 게 아니라, 위험이 남은 현장을 보는 것이다.
감시를 없애자는 말이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였다.
감시가 다시 현장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말이었다.
다만 예전처럼 인력으로 모든 현장을 훑는 방식이 아니라, 앱 안에서 위험이 남은 현장을 걸러내고, 노동청이 그 지점을 보게 하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야 현장도 긴장한다.
언제 노동청이 나올지 모르는 긴장감이 다시 생긴다.
하지만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
예전에는 그냥 불시에 나왔다.
이제는 이유가 있는 불시점검이 된다.
미조치 위험이 남아 있기 때문에 나온다.
AI가 위험을 띄웠는데도 조치가 없기 때문에 나온다.
사진으로 위험이 남아 있는데도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다.
그럼 현장도 안전을 대충 볼 수 없다.
“서류만 맞춰두면 된다”가 아니라 “위험을 조치하지 않으면 위로 올라간다”가 된다.
나는 이 차이가 크다고 생각했다.
지금의 안전은 너무 자주 사후관리로 흐른다.
사고가 나면 회사 탓을 한다.
현장 탓을 한다.
관리자 탓을 한다.
근로자 탓을 한다.
물론 잘못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사고가 난 뒤 책임을 묻는 것만으로는 다음 사고를 막기 어렵다.
사고가 나기 전에 위험을 조치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 구조가 없으면 현장은 또 같은 방식으로 돌아간다.
교육은 했다고 한다.
TBM도 했다고 한다.
위험성평가도 했다고 한다.
작업계획서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개구부는 열려 있고, 신호수는 없고, 장비 반경 안에는 사람이 있고, 비계에는 빈틈이 있다.
종이는 있는데 조치가 없는 상태.
나는 그걸 바꾸고 싶었다.

CLOSED LOOP 그래서 300과 29를 나눴다.
300은 근로자의 영역이다.
아차사고를 발견하고, 사진으로 남기고, 위치와 시간과 공종을 데이터로 만든다.
그 데이터가 쌓이면 현장의 위험 지도가 된다.
하지만 300만으로는 늦다.
300이 쌓이기 전에도 사고는 난다.
그래서 29가 필요했다.
29는 관리자의 영역이다.
10대 사망사고 기반 위험을 보고, 오늘 작업에서 어떤 재래형 사고가 날 수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조치 전후 사진으로 없애야 한다.
AI는 그 사이에서 실루엣을 띄운다.
오늘 이 작업이면 이 사고를 조심하라고.
오늘 이 구역이면 이 조치를 먼저 확인하라고.
오늘 이 장비가 들어오면 이 반경을 보라고.
관리자는 그걸 보고 움직인다.
그리고 조치가 없으면 알림은 위로 올라간다.
이 구조가 폐루프다.
위험이 현장 안에서 한 번 돌고, 조치가 되면 닫힌다.
위험이 조치되지 않으면 닫히지 않는다.
계속 올라간다.
담당자에서 소장으로, 소장에서 외부기관으로, 외부기관에서 노동청으로.
사고가 나야 열리는 관리가 아니라, 위험이 닫히지 않으면 열리는 관리다.
나는 그게 필요하다고 봤다.
사망사고는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다.
대부분 그 전에 위험이 있었다.
누군가는 봤다.
누군가는 알고 있었다.
누군가는 “위험한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록되지 않았고, 조치되지 않았고, 위로 올라가지 않았다.
그 상태로 작업이 계속되다가 사고가 난다.
그러면 뒤늦게 묻는다.
왜 조치하지 않았느냐고.
나는 그 질문을 사고 뒤에 묻는 것이 아니라 사고 전에 묻고 싶었다.
위험을 봤는가.
사진으로 남겼는가.
관리자가 확인했는가.
조치했는가.
조치사진이 있는가.
다음 작업에 반영됐는가.
미조치라면 누구에게 올라갔는가.
이 질문들이 현장 안에서 먼저 돌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건설현장 안전관리에도 피드백 루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픈루프처럼 교육하고, 서류 만들고, 사고 나면 책임 묻는 방식으로는 부족하다.
폐루프처럼 위험을 인지하고, 기록하고, 조치하고, 다시 반영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이 닫히지 않으면 알림이 위로 올라가야 한다.
그게 내가 생각한 모두의 아이디어 지정주제의 핵심이었다.
안전은 장비만 스마트해져서는 안 된다.
관리 체계도 스마트해져야 한다.
현장 안에서 위험이 돌고, 조치가 돌고, 기록이 돌고, 피드백이 돌아야 한다.
그래야 사고가 나기 전에 멈출 수 있다.
나는 그걸 앱으로 만들고 싶었다.
앱은 단순한 신고창이 아니었다.
건설현장 안에 폐루프를 만드는 장치였다.
감 말고, 구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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