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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상의 구름]
    공상과학 에세이 2026. 6. 24. 08:40

    5편. 옥상 위의 밀실

    다음 날 점심시간, 서윤은 총무팀으로 내려갔다.

     

    총무팀 직원은 모니터를 보다가 고개를 들었다.

     

    “무슨 일이세요?”

     

    서윤은 잠깐 망설이다 말했다.

     

    “옥상 열쇠 좀 받을 수 있을까요?”

     

    직원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옥상이요?”

     

    “네. 옥상 방수 상태랑 설비 위치 좀 확인하려고요.”

     

    틀린 말은 아니었다.

     

    다만 전부 말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직원은 서랍을 뒤지더니 작은 열쇠 하나를 꺼냈다.

     

    “거기 요즘 아무도 안 올라가요. 예전에 냉각탑 철거하고 거의 방치돼 있을 텐데요.”

     

    “잠깐만 확인하겠습니다.”

     

    “난간 쪽 조심하세요.”

     

    서윤은 열쇠를 받아 들고 계단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를 타도 됐지만, 이상하게 계단으로 올라가고 싶었다.

     

    층수를 하나씩 오를수록 사무실 소음이 멀어졌다.

     

    전화벨 소리도,
    키보드 소리도,
    회의실에서 새어 나오던 말소리도 아래로 가라앉았다.

     

    옥상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서윤은 잠시 멈췄다.

     

    회색 철문 옆에는 오래된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관계자 외 출입 금지.

     

    서윤은 열쇠를 꽂았다.

     

    한 번에 돌아가지 않았다.

     

    손목에 힘을 주자, 잠금장치가 거칠게 풀리는 소리가 났다.

     

    문을 밀자 뜨거운 공기가 먼저 나왔다.

     

    옥상은 비어 있었다.

     

    예전에는 냉각탑이 있었다고 했다.

     

    지금은 철거된 받침대와 배관 흔적만 남아 있었다.

     

    벽 쪽에는 전기함이 하나 붙어 있었고,
    바닥에는 낡은 배수구가 있었다.

     

    난간은 녹이 슬었고,
    검은 방수층은 햇빛을 받아 이미 달아 있었다.

     

    서윤은 천천히 옥상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회사 안에서는 보고서가 있었다.

     

    회의실이 있었고,
    검토 의견이 있었고,
    삭제된 페이지가 있었다.

     

    하지만 옥상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

     

    여기에는 결재선도 없고,
    질문하는 주무관도 없고,
    인공구름이라는 말을 먼저 꺼내는 자문위원도 없었다.

     

    그저 햇빛이 그대로 떨어지는 바닥이 있었다.

     

    서윤은 난간 가까이 다가가 손을 올렸다가 바로 뗐다.

     

    뜨거웠다.

     

    그녀는 손끝을 내려다봤다.

     

    도시는 이렇게 열을 먹고 있었다.

     

    문서에서는 설명이 필요했지만,
    옥상에서는 손끝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서윤은 옥상 중앙으로 돌아왔다.

     

    작은 장치 하나를 놓기에는 부족했다.

     

    하지만 옥상 전체를 하나의 장치로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전기함이 있었고,
    배수구가 있었고,
    철거된 냉각탑 자리도 있었다.

     

    무엇보다 이곳은 낮의 햇빛을 그대로 받았다.

     

    도시와 태양 사이에 뭔가를 놓는다면,
    처음은 이런 곳이어야 했다.

     

    서윤은 핸드폰을 꺼냈다.

     

    도현에게 사진을 보냈다.

     

    전기함, 배수구, 철거된 받침대, 검은 방수층이 한 화면에 들어왔다.

     

    잠시 뒤 전화가 왔다.

     

    “너 이거 어디야?”

     

    “회사 옥상이요.”

     

    “회사 옥상?”

     

    “네.”

     

    도현은 잠깐 말이 없었다.

     

    “너 지금 회사 옥상에 뭘 하겠다는 건데?”

     

    서윤은 옥상 바닥을 내려다봤다.

     

    “돔이 필요해요.”

     

    “돔?”

     

    “작은 거 말고요.”

     

    “얼마나 큰 거?”

     

    서윤은 옥상 한쪽에서 반대편까지 눈으로 거리를 재었다.

     

    “옥상 위에 하나의 밀실처럼요.”

     

    도현은 짧게 웃었다.

     

    “너 이거 혼자 할 크기가 아닌데.”

     

    “그래서 전화했어요.”

     

    “나 혼자도 안 돼.”

     

    “몇 명 필요해요?”

     

    도현은 잠시 계산하듯 조용했다.

     

    “최소 네 명.”

     

    “도현 선배 포함해서요?”

     

    “나 포함 네 명. 구조 보는 사람 하나, 배관 보는 사람 하나, 전기·제어 보는 사람 하나, 그리고 나.”

     

    “며칠이면 돼요?”

     

    “제대로 하려면 더 걸리지.”

     

    “최소로요.”

     

    “밤까지 하면 3일.”

     

    서윤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3일.

     

    그 숫자가 생각보다 짧게 들렸다.

     

    보고서에서 지워진 문장이
    옥상 위 장치가 되기까지 필요한 시간.

     

    도현이 물었다.

     

    “회사에서 알아?”

     

    서윤은 난간 너머를 바라봤다.

     

    도로 위 공기가 하얗게 흔들리고 있었다.

     

    “방수작업으로 막아둘 거예요.”

     

    “뭐?”

     

    “옥상 입구에 방수작업 중이라고 붙이면, 아무도 안 올라와요.”

     

    도현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낮게 말했다.

     

    “서윤아. 그건 실험이 아니라 은폐다.”

     

    “처음부터 공개하면 멈춰요.”

     

    “공개하면 멈출 일을 몰래 한다는 게 문제야.”

     

    “그럼 아무것도 못 해요.”

     

    도현은 한숨을 쉬었다.

     

    “너 진짜 말 안 듣는 건 여전하네.”

     

    “가능해요?”

     

    “가능하냐고 물으면 가능하지.”

     

    “그럼 해주세요.”

     

    “성공하면?”

     

    서윤은 대답하지 못했다.

     

    도현이 먼저 말했다.

     

    “성공하면 더 골치 아플 거다.”

     

    서윤은 옥상 바닥을 내려다봤다.

     

    검은 방수층 위로 한낮의 빛이 내려앉고 있었다.

     

    “그래도 실패하는 것보다는 낫잖아요.”

     

    도현은 전화기 너머에서 짧게 웃었다.

     

    “주소 보내. 오늘 밤에 올라가서 보고 간다.”

     

    그날 오후, 서윤은 품의서 양식을 열었다.

     

    제목은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고민을 길게 하면 오히려 더 수상해 보였다.

     

    옥상 방수 상태 점검 및 열환경 계측 장비 설치 검토

     

    구름이라는 말은 없었다.

     

    돔이라는 말도 없었다.

     

    실험이라는 말도 없었다.

     

    방수.
    점검.
    계측.
    검토.

     

    회사에서 가장 안전한 단어들이었다.

     

    그 단어들 안에 서윤은 옥상 하나를 숨겼다.

     

    외부 기술자 자문비.
    임시 구조물 설치 검토.
    미세분무 장비 테스트.
    순환펌프 및 배관 점검.
    센서·제어모듈 임대.
    소모성 자재비.

     

    하나씩 보면 이상하지 않았다.

     

    문제는 그것들이 한곳에 모이면 하나의 돔이 된다는 점이었다.

     

    서윤은 결재 버튼을 눌렀다.

     

    생각보다 쉽게 통과됐다.

     

    아무도 구름을 상상하지 않았다.

     

    그날 저녁, 도현은 혼자 오지 않았다.

     

    승합차 한 대가 회사 뒤편 골목에 섰다.

     

    도현이 먼저 내렸고, 뒤이어 세 명이 더 내렸다.

     

    한 명은 접이식 도면통을 들고 있었다.

     

    한 명은 공구박스를 들고 있었다.

     

    한 명은 전선과 제어함이 든 플라스틱 박스를 들고 있었다.

     

    도현이 말했다.

     

    “인사해. 구조 보는 민재, 배관 보는 석훈, 전기 보는 태오.”

     

    세 사람은 옥상 문 앞에서 서윤을 한 번씩 쳐다봤다.

     

    말은 많지 않았다.

     

    도현이 먼저 옥상 문에 붙은 종이를 봤다.

     

    방수작업 중
    관계자 외 출입금지

     

    도현은 그 문구를 한참 바라봤다.

     

    “진짜 붙였네.”

     

    서윤은 대답하지 않았다.

     

    “방수작업은 누가 해?”

     

    “옥상 바닥은 손댈 거잖아요.”

     

    “말은 되게 잘 붙인다.”

     

    “틀린 말은 아니에요.”

     

    도현은 고개를 저었다.

     

    “너랑 일하면 늘 이래. 틀린 말은 아닌데, 전부 맞는 말도 아니야.”

     

    문이 열리고 네 명의 엔지니어가 옥상으로 들어섰다.

     

    그들은 먼저 말없이 옥상을 훑었다.

     

    민재는 철거된 냉각탑 받침대와 난간 쪽을 봤다.

     

    “프레임은 여기 물리면 돼. 바람 받으면 난간 쪽보다 중앙이 낫고, 하중은 분산해야 해.”

     

    석훈은 배수구를 확인했다.

     

    “물은 회수해야 돼. 그냥 흘리면 바로 티 나. 응결수도 모으고, 분무수도 최대한 순환시켜야 해.”

     

    태오는 전기함을 열어봤다.

     

    “펌프, 냉각팬, 제어모듈까지 한 번에 물리면 표시 날 수 있어. 나눠야 해.”

     

    도현은 옥상 중앙에 서서 말했다.

     

    “돔은 세 층으로 본다.”

     

    서윤이 고개를 들었다.

     

    도현은 손가락으로 허공을 그었다.

     

    “아래는 수증기 공급층. 미세분무 노즐로 수증기를 계속 넣는다.”

     

    그는 손을 조금 위로 올렸다.

     

    “중간은 운무 완충층. 여기서 하얀 층이 머물러야 해. 너무 빨리 올라가면 사라지고, 너무 막히면 물방울만 맺혀.”

     

    다시 손을 위로 올렸다.

     

    “상부는 냉각·응결층. 냉각 패널이나 냉각 링을 걸어서 수증기를 붙잡고, 필요하면 응결수로 다시 회수한다.”

     

    서윤은 말없이 듣고 있었다.

     

    도현은 이어서 말했다.

     

    “아래에서 만들고, 중간에서 붙잡고, 위에서 식히고, 다시 밑으로 돌린다.”

     

    “순환 구조네요.”

     

    “그래. 네가 말한 구름 흉내를 내려면 그냥 물 뿌리는 장치로는 안 돼. 내부에서 공기 흐름이 돌아야 해.”

     

    그는 옥상 바닥을 발끝으로 두드렸다.

     

    “상승기류도 만들어야 한다. 뜨거운 바닥에서 올라오는 공기를 그냥 버리지 말고, 돔 안에서 위로 태워야 해.”

     

    서윤은 그 말을 듣고 처음으로 옥상 전체가 다르게 보였다.

     

    바닥은 단순한 바닥이 아니었다.

     

    뜨거운 공기를 밀어 올리는 시작점이었다.

     

    물탱크는 단순한 저장통이 아니었다.

     

    구름의 재료를 공급하는 장치였다.

     

    배관은 단순한 선이 아니었다.

     

    물이 돌고, 공기가 돌고, 열이 도는 순환망이었다.

     

    도현은 마지막으로 말했다.

     

    “중요한 건 돔 밖으로 안 새게 하는 게 아니야.”

     

    “그럼요?”

     

    “안에서 안정적으로 머물게 하는 거야. 구름은 잡아두는 게 아니라, 계속 만들어서 유지하는 거야.”

     

    그 말은 서윤에게 이상하게 선명하게 남았다.

     

    구름은 잡아두는 것이 아니라, 계속 만들어서 유지하는 것.

     

    설치는 그날 밤부터 시작됐다.

     

    첫날은 구조였다.

     

    네 사람은 옥상 한쪽에 자재를 풀었다.

     

    금속 프레임이 먼저 올라갔다.

     

    투명 패널은 바닥에 세워졌다.

     

    민재는 프레임 위치를 잡았고,
    도현은 전체 높이를 다시 조정했다.

     

    바람이 문제였다.

     

    옥상 위는 지상보다 훨씬 불안정했다.

     

    조금만 잘못 세우면 돔은 장치가 아니라 위험물이 될 수 있었다.

     

    그래서 프레임은 낮게 시작했다.

     

    완전한 반구가 아니라,
    납작하게 눌린 투명한 그릇처럼 만들어졌다.

     

    도현은 말했다.

     

    “높이 욕심내면 끝이야. 처음엔 버티는 게 먼저다.”

     

    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새벽, 옥상 위에는 뼈대만 남았다.

     

    투명한 돔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하지만 옥상은 이미 예전의 빈 옥상이 아니었다.

     

    둘째 날은 물과 공기였다.

     

    석훈은 물탱크와 회수 라인을 설치했다.

     

    분무 노즐은 하부에 원형으로 배치됐다.

     

    노즐은 한 방향으로만 뿌리지 않았다.

     

    서로 다른 각도로 분사되도록 맞췄다.

     

    수증기가 한곳에서 터지는 것이 아니라,
    돔 내부 전체에 얇게 퍼지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태오는 제어함을 설치했다.

     

    펌프.
    밸브.
    온습도 센서.
    조도 센서.
    표면온도 센서.
    간이 풍향계.

     

    작은 화면에 숫자가 하나씩 뜨기 시작했다.

     

    도현은 상부 냉각 링을 달았다.

     

    돔 위쪽을 따라 푸른 배관이 감겼다.

     

    냉각된 물이 그 안을 돌면,
    위로 올라온 수증기가 식고,
    미세한 물방울로 뭉칠 수 있었다.

     

    서윤은 처음으로 장치가 실제로 살아나는 것을 봤다.

     

    물은 아래에서 올라가고,
    공기는 바닥에서 밀려 올라가고,
    냉각은 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 안에서 운무가 생긴다면,
    그것은 그냥 물안개가 아니었다.

     

    의도된 층이었다.

     

    도현이 말했다.

     

    “네가 원한 건 그냥 하얀 연기가 아니지?”

     

    “네.”

     

    “그럼 색깔이 아니라 체류시간을 봐야 해.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 얼마나 안정적으로 층을 만드는지. 그게 핵심이야.”

     

    셋째 날은 밀폐와 흐름이었다.

     

    투명 패널이 하나씩 끼워졌다.

     

    패널 사이에는 고무 패킹이 들어갔다.

     

    완전히 막는 것은 아니었다.

     

    상부에는 개폐형 배출부가 남았다.

     

    자연 환기가 필요할 때 열 수 있도록 만든 구멍이었다.

     

    도현은 그 부분을 여러 번 확인했다.

     

    “여기 열면 구름이 빠져나간다.”

     

    서윤은 상부 배출부를 바라봤다.

     

    “일부러요?”

     

    “일부러도 되고, 실수로도 되고.”

     

    “처음엔 안 열 거예요.”

     

    도현은 그녀를 봤다.

     

    “그 말 전에도 들은 것 같은데.”

     

    서윤은 대답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바닥 흡열판이 깔렸다.

     

    검은 판이 돔 내부에 놓였고,
    같은 크기의 판이 돔 바깥에 놓였다.

     

    비교를 위한 두 개의 바닥.

     

    하나는 돔 안에서 운무를 받을 바닥.

     

    하나는 그대로 햇빛을 받을 바닥.

     

    서윤은 두 판을 번갈아 바라봤다.

     

    보고서에서는 문장이었다.

     

    이제는 비교할 수 있는 두 개의 표면이 되었다.

     

    셋째 날 밤, 돔은 완성됐다.

     

    옥상의 구름 - 5편

     

     

     

    옥상 위에는 거대한 투명한 구조물이 서 있었다.

     

    서울의 밤하늘 아래,
    투명한 반구가 희미하게 빛났다.

     

    안쪽에는 하부 분무 노즐이 원형으로 배치되어 있었고,
    상부에는 냉각 링과 응결 배관이 걸려 있었다.

     

    벽 쪽에는 물탱크와 회수 라인이 연결되어 있었고,
    하단에는 순환펌프와 제어모듈이 놓여 있었다.

     

    센서 화면에는 온도와 습도, 조도, 표면온도가 조용히 올라와 있었다.

     

    아직 물은 뿌리지 않았다.

     

    아직 운무도 없었다.

     

    아직 구름도 없었다.

     

    하지만 그곳은 더 이상 옥상이 아니었다.

     

    회사 건물 위에 생긴 하나의 밀실이었다.

     

    도현은 장갑을 벗으며 말했다.

     

    “완성은 했어.”

     

    서윤은 돔을 바라봤다.

     

    “내일 낮에 돌리면 돼요?”

     

    “조건 봐야 해. 바람 약하고, 햇빛 강한 시간. 네가 좋아하는 그 시간.”

     

    “낮 12시.”

     

    “그래. 구름 한 점 없는 날.”

     

    도현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덧붙였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돔 안에서 끝내.”

     

    서윤은 투명돔 위쪽의 개폐부를 바라봤다.

     

    그곳은 닫혀 있었다.

     

    아직은.

     

    도현은 그 시선을 놓치지 않았다.

     

    “서윤아.”

     

    “네.”

     

    “저거 열면 실험이 아니야.”

     

    서윤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요.”

     

    “알면서 할까 봐 하는 말이야.”

     

    서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도현은 한숨을 쉬었다.

     

    “진짜 대답 안 하는 거 제일 싫다.”

     

    엔지니어들은 장비를 정리했다.

     

    도현과 세 사람은 새벽이 가까워질 때 옥상을 내려갔다.

     

    서윤은 마지막으로 혼자 남았다.

     

    옥상 입구에는 여전히 종이가 붙어 있었다.

     

    방수작업 중.
    관계자 외 출입금지.

     

    거짓말은 아니었다.

     

    옥상 바닥 일부는 실제로 손봤고,
    누수 위험도 점검했다.

     

    하지만 그 문구가 가리고 있는 것은 방수작업이 아니었다.

     

    투명한 돔.

    물탱크.

    냉각 링.

    미세분무 노즐.

    상승기류를 잡기 위한 내부 흐름.

    응결수를 회수하는 배관.

    회사 보고서 어디에도 없는 장치.

    회사 회의록 어디에도 남지 않을 구조.

     

    서윤은 돔 가까이 다가갔다.

     

    투명한 외피 너머로 검은 흡열판이 보였다.

     

    낮이 되면 그 판은 가장 먼저 뜨거워질 것이다.

     

    그리고 그 위로 물방울이 분사될 것이다.

     

    뜨거운 공기는 위로 올라갈 것이고,
    미세한 수증기는 중간층에 머물 것이고,
    냉각 링은 그것을 붙잡으려 할 것이다.

     

    그 모든 것이 제대로 맞아떨어진다면,
    돔 안쪽에 흰 층이 생길 것이다.

     

    구름이라고 부르지 않으려 했던 것.

     

    보고서에서 운무라고 바꿔 적었던 것.

     

    회의실에서 지워졌던 것.

     

    서윤은 한참 동안 아무 말 없이 서 있었다.

     

    아직 구름은 없었다.

     

    하지만 구름을 만들기 위한 구조는 완성되어 있었다.

     

    그날 새벽, 회사 옥상 위에는
    아무도 모르는 밀실 하나가 생겼다.

     

    그리고 그 밀실은
    낮의 햇빛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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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6.25 - [공상과학 에세이] - [옥상의 구름]

     

    [옥상의 구름]

    6편. 밀실 속 실험 다음 날 정오가 가까워지자 옥상 바닥은 빠르게 뜨거워졌다. 검은 방수층 위로 햇빛이 내려앉았다. 서윤은 손등으로 바닥을 짚었다가 바로 손을 뗐다. 뜨거웠다. 도시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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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6.23 - [공상과학 에세이] - [옥상의 구름]

     

    [옥상의 구름]

    4편. 보고서에서 지워진 구름서윤은 그날 오후 회의자료를 다시 열었다. 파일명은 평범했다. 폭염대응_도시열환경_중간보고_v7. v7. 벌써 일곱 번째 수정본이었다. 보고서라는 것은 이상했다.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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