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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리치료사인 나도 몰랐던 이완기 혈압
    Health 2026. 5. 26. 07:46

     

    헌혈하러 갔다가 혈압을 세 번 쟀다.

     

    정확히 말하면, 처음부터 혈압이 높게 나올 조건은 있었다.

     

    예약 시간에 조금 늦을 것 같아서 뛰어갔다.

     

    헌혈의 집에 도착해서 문진을 하고 혈압을 쟀다.

     

    첫 번째 혈압은 이랬다.

     

    163/88mmHg

     

    처음에는 수축기 혈압이 높았다.

     

    헌혈 가능 혈압은 보통
    수축기 90~160mmHg,
    이완기 100mmHg 미만으로 본다.

     

    163이면 수축기 기준을 넘는다.

     

    그래서 다시 쟀다.

     

    바로 다시 측정했다.

     

    두 번째 혈압은 이랬다.

     

    138/101mmHg

     

    이번에는 수축기는 내려왔다.

     

    그런데 문제가 바뀌었다.

     

    이번에는 이완기 혈압이 높았다.

     

    이완기 혈압이 100mmHg 이상이면
    헌혈이 제한될 수 있다.

     

    그래서 간호사 선생님이 자동혈압계가 아니라
    수동으로 다시 혈압을 재주셨다.

     

    그래도 이완기는 높다고 했다.

     

    그때 처음 알았다.

     

    내가 신경 쓰던 건 수축기 혈압이었는데,
    헌혈장에서 걸린 건 이완기 혈압이었다.

     

    혈압계 수축기/이완기

     

     

    의료인인데도 수축기만 보고 있었다

    나는 물리치료사 면허가 있다.

     

    학교에서도 혈압을 배웠고,
    임상에서도 혈압이라는 숫자는 익숙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나는 혈압을 볼 때 주로 수축기 혈압을 먼저 봤다.

    150.
    151.
    152.
    153.

     

    혈압이라고 하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수축기다.

     

    나도 그랬다.

     

    첫 번째 혈압이 163/88로 나왔을 때도
    내가 본 건 163이었다.

     

    “아, 뛰어와서 수축기가 높게 나왔나 보다.”

     

    이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두 번째는 달랐다.

     

    138/101.

     

    수축기는 괜찮아졌는데,

    이완기가 걸렸다.

     

    그때부터 생각이 바뀌었다.

     

    혈압은 수축기 하나만 보는 게 아니었다.

     

     

    수축기 혈압은 펌프의 압력이다

    수축기 혈압은 심장이 수축해서 피를 밀어낼 때의 압력이다.

     

    쉽게 말하면
    심장이 펌프처럼 피를 밀어낼 때
    동맥벽에 걸리는 압력이다.

     

    뛰어가거나,
    긴장하거나,
    카페인을 마시거나,
    측정 직전에 움직이면
    수축기 혈압은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

     

    내 첫 번째 혈압이 그랬을 가능성이 있다.

     

    늦어서 뛰어갔고,
    도착하자마자 측정했다.

     

    그래서 163이 나왔다.

     

    조금 쉬고 다시 재니
    수축기는 138로 내려왔다.

     

    여기까지는 이해가 됐다.

     

    문제는 이완기였다.

     

     

    이완기 혈압은 혈관의 압력이다

    이완기 혈압은 심장이 쉬는 동안의 압력이다.

     

    심장이 다음 박동을 준비하며 이완하는 동안에도
    혈관 안에는 압력이 남아 있다.

     

    그 압력이 이완기 혈압이다.

     

    쉽게 말하면 이렇게 볼 수 있다.

     

    수축기는 펌프다.

     

    이완기는 혈관이다.

     

    심장이 피를 밀어낼 때 압력이 높은 것도 문제지만,
    심장이 쉬고 있는데도 혈관 안 압력이 높게 남아 있는 것도 문제다.

     

    이완기 혈압이 높다는 것은
    혈관이 쉬는 순간에도 압을 계속 받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완기 혈압은 단순히 옆에 붙은 숫자가 아니다.

     

    혈관 상태를 보는 중요한 입력값이다.

     

     

    왜 이완기가 높게 나왔을까

    나중에 따로 찾아봤다.

     

    가능한 원인은 여러 가지였다.

     

    수면 부족.
    피로 누적.
    식습관.
    카페인.
    수분 부족.
    출근 리듬 변화.
    운동 부족.
    체중 증가.
    측정 전 이동과 긴장.

     

    하나만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내 경우에는
    늦어서 뛰어간 상황이 있었다.

     

    첫 번째 수축기 상승은 그 영향이 컸을 수 있다.

     

    하지만 두 번째에서 수축기는 내려갔는데
    이완기가 101로 나왔다는 건 그냥 넘기기 어려웠다.

     

    이완기 혈압은
    심장이 쉬는 동안에도 혈관에 남아 있는 압력이다.

     

    그러니까 단순히 “뛰어서 그랬겠지”로 끝낼 문제가 아니었다.

     

     

    고혈압은 수축기만 보는 게 아니다

    고혈압은 수축기만 보고 판단하지 않는다.

     

    이완기도 본다.

     

    국내 고혈압 기준도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90mmHg 이상을 고혈압으로 본다. 즉, 이완기 혈압도 고혈압 판단 기준에 들어간다.

     

    수축기는 심장이 밀어내는 힘을 보여준다.

     

    이완기는 심장이 쉬는 동안에도
    혈관에 남아 있는 압력을 보여준다.

     

    그래서 둘 다 봐야 한다.

     

    의료인이라고 해도
    현장에서는 익숙한 숫자만 먼저 보게 된다.

     

    내 경우에는 그게 수축기였다.

     

    하지만 이번 헌혈장에서 실제로 걸린 것은 이완기였다.

     

     

    이완기 혈압이 높으면 무엇이 문제일까

    이완기 혈압이 높다는 것은
    심장이 쉬는 동안에도 혈관 압력이 높게 유지된다는 뜻이다.

     

    혈관 입장에서는 쉬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과 비슷하다.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으면
    심장, 뇌혈관, 신장 같은 장기에 부담이 간다.

     

    고혈압은 심장질환,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과 관련이 있고, 치료하지 않으면 신장질환, 심장질환, 뇌졸중 같은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된다.

     

    그러니까 이완기 혈압은 그냥 “아래 숫자”가 아니다.

     

    오히려 놓치기 쉬워서 더 신경 써야 하는 숫자일 수 있다.

     

    수축기는 눈에 잘 들어온다.

     

    하지만 이완기는 조용히 남아 있는 압력이다.

     

    이번에 내가 걸린 것도 바로 그 조용한 숫자였다.

     

     

    혈압을 잴 때 혈관에서는 무슨 일이 생길까

    혈압을 잴 때는 커프를 팔에 감고 압력을 올린다.

     

    커프 압력이 올라가면
    팔의 동맥이 눌린다.

     

    처음에는 커프 압력이 높아서
    피가 거의 흐르지 못한다.

     

    그다음 커프 압력을 조금씩 낮추면
    어느 순간 피가 좁은 틈으로 다시 지나가기 시작한다.

     

    이때 처음 감지되는 흐름이
    수축기 혈압과 관련된다.

     

    압력을 더 낮추면
    혈관이 더 열리고
    피가 자연스럽게 흐른다.

     

    소리가 사라지고 흐름이 안정되는 지점이
    이완기 혈압과 관련된다.

     

    그래서 혈압 측정은 단순히 숫자 두 개를 찍는 일이 아니다.

     

    혈관이 막혔다가,
    다시 흐르고,
    완전히 흐르는 과정을 보는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이완기 혈압을 더 자세히 볼 생각이다

    이번 글은 헌혈장에서 있었던 경험이다.

     

    늦어서 뛰어갔고,
    처음에는 수축기가 높았고,
    다시 재니 이완기가 높았고,
    수동 측정에서도 이완기가 높다고 들었다.

     

    그 경험 때문에
    헌혈이 끝난 뒤 이완기 혈압을 다시 찾아봤다.

     

    수축기는 펌프.

     

    이완기는 혈관.

     

    이 말이 생각보다 크게 남았다.

     

    다음 글에서는 이완기 혈압을 더 자세히 다뤄보려고 한다.

     

    이완기 혈압이 왜 올라가는지.
    이완기 혈압이 높으면 어떤 위험이 있는지.
    생활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수축기만 보던 사람이
    이완기 혈압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감 말고, 구조로.

     

    몸도 숫자 하나만 보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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