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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찐 무소속은 왜 사라졌는가
    선거·공약 구조 2026. 5. 24. 17:41

    복당형 무소속, 무소속 같은 정당인, 그리고 거대정당이 흡수하는 찐무소속

     

     

    진짜 무소속은 왜 사라졌는가

    예전에는 선거 때 무소속 후보가 더 자주 보였던 것 같다.

     

    동네마다 한 명쯤은 있었다.

     

    정당 간판은 없지만,
    자기 말이 있고,
    지역에서 오래 움직였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쓴소리하던 사람.

     

    당선 가능성은 낮아도,
    그 사람이 선거판에 나오면 지역의 불편한 문제가 한 번은 올라왔다.

     

    그런데 요즘 도시 선거를 보면 다르다.

     

    구청장, 시의원은 물론이고
    구의원 선거조차 정당 후보 중심으로 정리된다.

     

    후보를 보기 전에 정당이 먼저 보인다.
    사람보다 번호가 먼저 보인다.
    지역 문제보다 진영이 먼저 보인다.

     

    그러다 보니 이런 질문이 생긴다.

     

    진짜 무소속은 어디로 갔을까.

     

     

    2026.06.03. 지방 선거

     

     

    무소속에도 두 종류가 있다

    무소속이라고 다 같은 무소속은 아니다.

     

    크게 보면 두 종류가 있다.

     

    첫째는 공천 탈락형 무소속이다.

     

    원래 정당 안에 있던 정치인이 공천에서 밀려나거나 배제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경우다.

     

    정당 간판은 잠시 내려놓지만,
    정치적 기반은 여전히 정당 안에 있다.

     

    선거에서 이기면 다시 복당할 가능성이 있고,
    유권자도 그 사람을 완전한 당 밖의 후보로 보지 않는다.

     

    이런 무소속은 사실상 정당 내부 경쟁이 바깥에서 한 번 더 치러지는 형태에 가깝다.

     

    홍준표식 무소속이 여기에 가깝다.

     

    홍준표 전 대표는 2020년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공천에 반발해 탈당한 뒤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당선됐다. 이후 2021년 국민의힘으로 복당했다.

     

    이것은 강한 무소속이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찐무소속과는 다르다.

     

    그는 정당 밖에서 시작한 사람이 아니라,
    정당 안에서 밀려났지만 개인 체급으로 정당 후보를 이긴 사람에 가깝다.

     

    그러니까 이 유형은 이렇게 볼 수 있다.

     

    복당형 무소속.

     

     

    무소속 같은 정당인도 있다

    반대로 법적으로는 무소속이 아니지만, 기억 속에서는 무소속처럼 남는 사람도 있다.

     

    나에게는 강기갑이 그랬다.

     

    나는 한동안 강기갑을 무소속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한복, 수염, 농민 정치인,
    거대 양당 바깥에서 쓴소리하던 이미지가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강기갑은 무소속이 아니었다.

     

    강기갑은 민주노동당 계열 정치인이었고, 2008년 사천 지역구에서 당선된 인물이다. 다만 한복과 수염이 강한 상징으로 남아 있어, 정당 간판보다 자기 색깔이 먼저 보이는 정치인으로 기억되기 쉽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사람들은 꼭 법적 소속만 기억하지 않는다.

     

    정당명보다 강한 이미지가 있으면,
    그 사람은 기억 속에서 당 밖의 사람처럼 남는다.

     

    강기갑은 무소속은 아니었지만,
    정당 간판보다 자기 언어와 자기 색깔이 먼저 보였던 정치인이었다.

     

    그래서 내 기억 속에서는 무소속처럼 남아 있었다.

     

    이 유형은 이렇게 부를 수 있다.

     

    무소속 같은 정당인.

     

     

    내가 찾는 것은 찐무소속이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공천 탈락형 무소속도 아니고,
    무소속처럼 보였던 정당인도 아니다.

     

    내가 찾는 것은 찐무소속이다.

     

    찐무소속은 정당 공천을 못 받아 나온 사람이 아니다.

     

    찐무소속은 원래부터 당 밖에서 지역 문제를 말하는 사람이다.

     

    정당 조직 없이,
    번호 효과 없이,
    당 색깔 없이,
    지역 주민의 불편과 동네 문제를 들고 나오는 사람.

     

    정당의 언어보다 생활의 언어가 먼저인 사람.

     

    여야 어느 쪽에도 완전히 기대지 않고,
    필요하면 양쪽 모두에게 쓴소리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진짜 무소속에 가깝다.

     

     

    왜 찐무소속은 보이지 않는가

    찐무소속이 안 보이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첫째, 도시 선거에서는 정당 간판이 너무 강하다.

     

    도시 유권자는 후보 개인을 자세히 알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정당, 번호, 진영, 조직이 강한 입력값이 된다.

     

    사람보다 당이 먼저 보인다.

     

    둘째, 무소속은 선거 구조에서 불리하다.

     

    정당 조직도 없고,
    현수막 물량도 부족하고,
    선거비용도 약하고,
    언론 노출도 적다.

     

    기초의원 선거조차 정당 후보가 정리해버리면,
    무소속은 출발선에 서기 어렵다.

     

    셋째, 힘 있는 무소속은 정당이 데려가려 한다.

     

    이게 핵심이다.

     

    찐무소속은 힘이 없으면 선거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그런데 힘이 생기면 거대정당이 먼저 알아본다.

     

    혼자서 표를 만들 수 있는 사람,

    지역의 불만을 자기 언어로 말할 수 있는 사람,

    기존 정당에 필요한 유권자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은 정당 입장에서 위험한 경쟁자이면서, 동시에 가장 탐나는 영입 대상이 된다.

     

    결국 찐무소속은 두 번 어렵다.

     

    힘이 없으면 선거에서 어렵고,
    힘이 생기면 정당이 흡수하려 한다.

     

    그래서 진짜 무소속은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찐무소속도 결국 정당이 데려간다

    그렇다면 정말로 정당 밖에서 시작한 무소속은 없었을까.

     

    있었다.

     

    김두관의 초기 남해군수 시절이 그런 사례에 가깝다.

     

    김두관은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남해군수에 당선됐고, 1998년에도 무소속으로 재선했다.

    그의 초기 정치 기반은 정당 간판보다 이장, 지역신문, 지역 활동 같은 생활 기반에 가까웠다.

     

    이런 인물이야말로 내가 말하는 찐무소속에 가깝다.

     

    정당 공천을 못 받아서 나온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쌓은 신뢰로 정당 없이 선거를 치른 사람.

     

    지역 주민의 불편을 알고,
    동네의 문제를 알고,
    중앙정치보다 생활 현장을 먼저 본 사람.

     

    하지만 여기서 다시 중요한 점이 나온다.

     

    김두관도 결국 중앙정치로 올라가면서 정당정치 안으로 들어갔다.

     

    2002년 경남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그는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권유로 새천년민주당에 입당해 공천을 받아 도지사에 도전했다는 보도가 있다.

     

    이게 핵심이다.

     

    찐무소속은 힘이 없으면 살아남기 어렵다.

     

    그런데 힘이 생기면 정당이 데려가려 한다.

     

    지역 기반이 있고,
    주민 신뢰가 있고,
    당 밖의 신선함이 있고,
    거대정당이 흡수하지 못한 표심을 끌어올 수 있다면, 정당 입장에서는 그 사람을 그냥 둘 이유가 없다.

     

    그래서 찐무소속은 사라진다.

     

    힘이 없어서 사라지고,
    힘이 생기면 흡수돼서 사라진다.

     

     

    무소속이 필요한 이유

    그렇다면 왜 무소속이 필요할까.

     

    정당 정치가 나쁘기 때문은 아니다.

     

    정당은 필요하다.

     

    정책을 만들고,
    후보를 검증하고,
    의회를 운영하고,
    책임정치를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정당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당은 때로 당론을 먼저 본다.
    선거 전략을 먼저 본다.
    중앙정치의 구도를 지역정치에 그대로 가져온다.

     

    그 과정에서 지역의 작은 문제는 밀릴 수 있다.

     

    동네의 위험한 횡단보도,
    노인들이 불편한 버스노선,
    비어 있는 상가,
    반복되는 침수구역,
    관리되지 않는 공원,
    청년이 떠나는 이유,
    지역 의료 공백.

     

    이런 문제는 거대 담론보다 작아 보인다.

     

    하지만 주민에게는 그게 현실이다.

     

    무소속의 힘은 여기에 있다.

     

    정당이 놓친 문제를 말하고,
    당이 피하는 질문을 던지고,
    당선되지 않더라도 선거판에 지역의 불편한 의제를 올리는 것.

     

    무소속은 당을 부정하는 존재가 아니다.

     

    정당정치가 놓친 빈틈을 보여주는 존재다.

     

     

    지역정치의 입력값이 바뀌었다

    BINARY LOGIC 관점에서 보면, 이 문제는 감정의 문제가 아니다.

     

    입력값이 바뀐 문제다.

     

    예전 지역정치의 입력값은 이런 것이었다.

     

    인물.
    평판.
    지역 활동.
    동네 신뢰.
    개인의 고집.
    주민과의 거리.

     

    지금 도시 선거의 입력값은 다르다.

     

    정당.
    번호.
    조직.
    진영.
    인지도.
    공천 여부.

     

    입력값이 바뀌면 결과도 바뀐다.

     

    사람을 보고 뽑던 구조에서,
    정당을 보고 찍는 구조로 바뀌면,
    찐무소속이 설 자리는 좁아진다.

     

    그래서 무소속이 사라졌다는 것은 단순히 후보 유형 하나가 줄어든 문제가 아니다.

     

    지역정치에서 당 밖의 목소리가 줄어든 것이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무소속

    이 시대에 필요한 무소속은 당 공천을 못 받아 나온 사람이 아니다.

     

    정당 밖에서 지역 주민의 불편을 말하고,
    여야 모두에게 쓴소리할 수 있고,
    자기 자신도 객관화할 수 있으며,
    당선보다 지역 의제를 먼저 세울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선거에서 불리하다.

     

    정당 조직도 없고,
    번호 효과도 없고,
    선거비용도 부족하고,
    언론 노출도 약하다.

     

    그리고 힘이 생기면 거대정당이 데려가려 한다.

     

    그래서 진짜 무소속은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어쩌면 아직 사라진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는 지금 선거 현수막 위에 없을 뿐,
    이미 지역 어딘가에서 자기 할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동네 문제를 묻고,
    주민 불편을 듣고,
    정당이 놓친 의제를 기록하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지역을 살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어느 순간 선거판에 나올 때,
    그때 우리는 다시 물어야 한다.

     

    저 사람은 어느 당 사람인가.

     

    아니면,
    정말 지역 주민의 사람인가.

     

    진짜 무소속은 아직 등장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아직 발견되지 않았을 뿐인지도 모른다.

     

    감 말고, 구조로.

    BINARY LOGIC
    감 말고, 구조로.
    기업·정부·지역 문제의
    실행 가능성을 판정하고 설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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